제가 하루 꼭 한 번은 들르곤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에 홍대 앞 제닥의 의사 선생님이신 김제닥님과 정제닥님의 미투데이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김제닥님의 미투데이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같이 나누면 좋을 것 같은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1988년 애플사에서 만든 영상이라고 하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QcYrPkFe2J0
제가 동영상을 어떻게 옮겨오는지 몰라서 링크를 겁니다.
우선, 이 영상이 1988년 것이라는 데 조금 놀랐고 (역시 잡스 오빠! 네- 전 맥덕후에요~ ㅎㅎ)
기술에 대한 접근을 두려움으로 시작하곤 하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을 먼저 살피고 그것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고민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깨우침을 주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E-book 얘기도 있었죠. 저도 그 글에 댓글을 달면서 두려움을 먼저 느꼈는데,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 기술의 장점을 열심히 갈고 닦아 나쁜 점을 상쇄시키고자 하는 노력,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애인, 여기선 주인공 아주머니(왜인지 칼럼니스트이거나 학자일 것 같은)의 뇌성마비 아들과 다운증후군을 가진 귀여운 아가씨가 등장하는데,
2010년인 지금은 이리 저리 당연한 듯 세상에 치이는 장애인들에게 미래의 기술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쉽게' 보여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 시작부터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 장면으로 시작하죠. 심지어 안소니 퀸이 콰지모도 역을 맡았던 50년대 영화보다도 30여년은 앞선 무성영화입니다. 내레이션에 의하면 1923년작인 것 같군요. 애플은 언제나 감성적임팩트에 능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여기서도 그러네요. (또 한 번 잡스 오빠를 외치며!)
"그 마을 사람들에게 그는 인간이 아닌 변종, 우스꽝스런 괴물로 여겨졌다…."
사실 우리가 스스로를 보통 사람이라 칭하며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무심결에 만들어지는 "열외 만들기"의 시선이 굉장히 직설적으로 다가 옵니다. 이어지는 내레이션은 사람들이 상대의 외모, 겉에 드러난 것으로 먼저 판단, 편견을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장면이 바뀌며 굉장히 미래스러운 방(심지어 너머에 호수가 보이는! 개인적으로 로망)이 등장하죠. 앞서의 목소리가 바로 주인공 여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뭔가 프로젝트를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듯하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긴 했으나... 여전히 매우 빠르게 Cover의 content에 기대어 판단한다"
그녀의 표정은 무척 깊고 진지합니다.
그녀의 아들, 2010년 오늘날이라면 과학 실험 하기가 힘들었을 뇌성마비를 가진 갈색머리의 소년은, 이 영상 속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그리고 편견 없는 그의 실험 파트너 친구와 함께 농담도 주고받으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수소로 무언가 실험을 하네요. 파트너인 금발 친구가 갈색머리 친구의 과감한 실험계획에 약간 겁을 냅니다.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갈색머리 소년, 모험이 필요하다고, 나를 믿어 보라고 씩씩하게 말하네요. 모험. 그 소년이 말하기에 더 멋지게 다가오는 단어입니다.
주인공인 금발 아주머니, 아니 언니(주인공 기분 좋게 언니라고 불러 드리죠, 뭐 ^^)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살펴보는 다른 사례에서는 핑크색을 좋아할 것 같은 귀여운 정말 귀여운 다운증후군 아가씨가 컴퓨터 요리사의 도움으로 엄마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멋진 딸기 케이크를 만듭니다. 아…, 어머니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이 귀여운 아가씨도 무척 행복할 겁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광경입니다.
다시 갈색머리 소년으로 돌아오면, 그는 과감한 과학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옆에서 친구가 잠까안- 괜찮겠냐- 하지만 그냥 진행합니다. 그리곤 붐!! 터지죠. ㅎㅎㅎ 2010년의 현실에서는 뇌성마비를 가진 학생은 저런 과학 실험을 하기 힘듭니다. 세밀하게 액체를 덜고 집어넣고 하기 어렵고, 실험장비를 만지는 것 또한 어렵게 느낄 겁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컴퓨터를 통해 과감하게 자기 궁금증을 실험하고, 실험이 실패하며 펑! 터지더라도 누구 하나 다치지 않습니다. 화면상으로 초토화가 된 실험대 너머에서 선생님의 얼굴이 등장하네요. 실험에서 발생한 반응들에 대해 다음 시간에 분석하자고 합니다. 친절하게 과제도 내주시네요~ ㅋㅋ
그리고 다시 <노틀담의 꼽추>가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일방적 집단 린치를 당한 듯하죠?) 콰지모도입니다. 옷도 너덜너덜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진 콰지모도 앞에 에스메랄다가 다가섭니다. 그리곤 옷을 덮어 주죠. 역시 유희의 대상으로만 바라봐지는 집시, 에스메랄다가 콰지모도를 감쌉니다.
영상의 끝부분, 어머니, 즉 우리의 금발 언니가 아들에게 지금까지 조사한 자료를 모은 폴더의 이름을 정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아들과 친구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슬쩍 미소를 짓고 이름을 알려 줍니다. 아들이 화면 너머에서 매우 애매한 움직임으로 글씨를 씁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정확하게 글씨를 알아채네요. Chapter 1. 이제 시작이군요. 엄마의 얼굴에도 상쾌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2010년의 오늘,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했던 숫자. 이미 달 기지국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있을줄만 알았던 오늘, 하지만 우린 여전히 케케묵은 편견과 차별을 무심히 저지르고,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기술은 분명 썩 좋지 않은 부분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금은 거의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 주기도 하네요!
뇌성마비 친구와 다운증후군 친구의 미소가 내내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들의 미소를 오늘의 나도 보고 싶습니다. ^.^
덧>>
영상을 모두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자막 없는 영어 화면이다 보니 그냥 넘어가실까봐 살짝 해설을 달았을 뿐, 일부러 모두 설명하진 않았으니 꼭 직접 보세요~ 짧지만 재미있답니다~
해설을 보지 않고 영상을 무작정 보기 시작했습니다.
자막도 없고 오래된 무성영화가 나와서
순간 alt+F4를 누룰 뻔 했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영상에 빠져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미소 못지 않게
엄마의 여유있는 태도와 편안한 미소도
기분좋게 다가오네요.
막연히 기술에 거부감을 가지고 담을 쌓고 살다가
최근 기술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보고 있습니다.
식탁님 덕에 다시금 기술의 득과 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1988년에 예측한 미래기술.... 2010년 지금 가능한 기술로 발전 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아직 실생활에 들어오진 못했지만...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이 흥미롭게 봤습니다.
디자인말하기에서 기술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있었지만 전 기술에 대한 입장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그 의지가 어떻냐의 문제인듯 싶습니다.
그린디자인에서도 그린기술을 많이 언급하는데 그린마인드가 따라주지 않는 그린기술은
결국 문제를 더 초래하게 만들 여지가 많다는 생각입니다.
원자폭탄도 처음에는 위대한 발명이었으니까요.
기술의 상용화는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가면서 속도조절을 한다는 얘기도 전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런 기술(도움의 기술)은 빨리 상용화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저도 기술에 꼭 호의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 다가올 때는 기대만큼 두려움도 크기 마련이구요.
하지만, 단 하나, 장과 단 모두 있을것이란 생각으로 접근하려 노력합니다. ^^
무엇이 장이고 무엇이 단일까 깊은 관찰과 고민을 하며, 동시에 좋은 것을 통해 좋지 않은 것을 덜어내고자 노력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세상도 흘러가고, 제 얼굴도 주름살이 늘며 물리적으로 변하고... '변화'자체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다가오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은 말이죠.
그렇다면, 변화의 흐름을 넉넉한 거리와 마음으로 관조하되, 예리한 관찰로 정수를 짚어내 발전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 또한 가지게 됩니다.
두려움만 가지고 있어서는... 다가오는 변화들을 예리하게 바라보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두려움과 기대가 섞인, 아니, 조금 비워진 마음으로, 우선 관찰해보려는 노력, 그 이후에, 말씀하셨듯이 옳은 씀씀이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노력. 그것이 있다면, 저는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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