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한 동생이 있다. 이 친구와 나는 때때로(혹은 자주) 함께 자전거를 타곤한다.
덕분에 중간중간 편의점에서 맥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곤 하면서 짧고 긴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이 많아 이 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회수가 많아졌다.
그때마다 항상 진지하게 걱정해주고 고민을 함께 나눠준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내가 지금 왜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던진 푸념이다. 자전거를 타다 거른 저녁 대신 빵과 우유를 먹으며 그냥 아무이유 없이 던진 푸념이었다.
정말 디자인을 하기 싫어서 던진 것이 아닌 위로 받고 싶기 때문에 던진 말이다. 
이 친구는 오늘도 아무이유없이 내 푸념을 잘 받는다. 짜증날 법도 할텐데 말이다.
다시 내게 말을 건넨다. 

"왜 형이 디자인을 하고 있는 줄 알아요?"

뭐지? 한번도 이런 질문에 대답해 준 사람은 없었다
뭔가 큰 해답을 줄 것같은 질문에 오히려 당황했지만, 나도 다시 되묻는다.

"왜? 너는 내가 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어?"
"네, 저는 알아요!"
"내가 왜 디자인을 하는데??(궁금하다. 정말이다)"
"만약 옆에서 누가 작업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을 잘 못하거나 타이포그래피가 엉망이면 짜증나죠? 막, 고쳐주고싶죠?"
"응!"
"형이 그래서 디자인을 하는거에요~!"
.
.
.
.
.
"(함께) 푸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맞다. 정답이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 이유를 꼭 그럴듯한 이유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의 선택이 큰 틀에서 이루어 져야만 가치있는 것처럼 느낄 필요도 또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걸 이때 문뜩 깨달았다.